오픈소스가 바꾸어 놓은 것

Posted by 大山 Mon, 24 Jul 2006 01:44:00 GMT

오픈소스가 가져온 변화는 물론 한두가지가 아니다. 여기서는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보았을 때 오픈소스가 게임의 법칙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있는 지를 한 번 살펴보려고 한다.

오픈소스의 일차적인 효과는 무료로 수많은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컴퓨터를 쓰다가 커널 패닉이 났다고 해서 리눅스 커널을 디버깅 하겠다고 덤비는 개발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려다가 한글 지원이 미비한 것을 보고 유니코드 인코딩 지원을 추가 하는 정도는 어떨까? 프레임워크를 신버젼으로 업데이트 했을 때, 호환이 안되는 구버젼 라이브러리 코드를 업데이트 하는 정도라면?

실제로 해보니까 별 것 아니더라.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아 쓰고, 고쳐서 쓰고 하다 보면, 나중에는 왠만한 건 새로 만들어서도 잘 쓰게 된다. 책의 예제를 아무리 따라해 봤자 실력이 늘지는 않는다. 제대로 익히려면 역시 소스코드를 직접 들여다 봐야만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옛날에는 미국의 커다란 IT 회사의 연구소나 유명한 대학원에 들어가지 않으면 접근할 수 없던 것을 이제는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겠다. 소수의 회사와 대학이 독점하던 것들이 이제는 밖으로 풀려져 버렸다는 얘기이다.

어느 대학이나 회사도 더 이상 소프트웨어 혁신의 중심지이지는 못하다. 리눅스는 핀란드의 한 학부생에 의해 만들어지고, MySQL은 스웨덴의 작은 회사가 만들었으며, 루비는 한 일본 개발자의 취미생활에서 시작되지 않았는가? 최근에 웹 개발 커뮤니티를 뒤집어 놓고 있는 레일스 역시 덴마크 한 학부생의 아르바이트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이제 소프트웨어 혁신의 중심지는 인터넷이며 방식은 오픈소스이다.

프로그래밍에 있어 게임의 법칙은 분명히 바뀌었다. 다행인 점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 산업이 어느 한 국가나 회사에 종속적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도 뒤쳐지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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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성공과 약점

Posted by 大山 Mon, 17 Jul 2006 00:48:00 GMT

미국은 현시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국가이다. 누구나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는 듯 하다. 미국의 현재를 논하려는게 아니라 왜 미국은 현재와 같이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한다. 역사적 배경을 생략한 현재에 대한 논의는 별 의미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첫째로 미국은 근대 역사에 드물게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국가이다. 비어 있던 아메리카 대륙에 유럽 이민자들이 정착하여 새로운 국가를 설립했다. 요즘으로 치면 마치 벤처 회사를 차린 것과 같은 것이다. 회사에 근무해본 사람이라면 기존의 조직을 개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기존 사람들의 삶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을 갑자기 뒤흔들려 할때 반발이 거세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차라리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편이 낫다. 미국은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일종의 벤처 국가였다.

둘째로 미국은 자원이 풍족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미국인들조차 미국을 축복받은 나라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마지막으로는 이민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유럽이 1, 2차 세계 대전을 겪을때 대다수의 이공계 학자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 미국이 곧 모든 연구활동의 중심지가 되어 버렸고, 오늘날에도 연구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풍족한 자원에 최고의 인재, 그리고 발목을 잡을 과거의 부재. 성공을 위한 완벽한 조건이 아닌가?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미국은 완벽한 국가처럼 보이며 그 미래가 흔들리지도 않을 것만 같다.

그런데 나는 예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미국간에 너무도 분명한 유사점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마이크로소프트사도 벤처로 시작했고, 엄청난 자원(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십여년이 넘게 컴퓨터 분야의 최고 인재들을 싹쓸어 가다시피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제 흔들리고 있다. 아직까지도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기반이 이전처럼 튼실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R&D에 대한 투자보다는 배당금을 원하며 많은 인재들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빠져 나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해 도덕적 잣대를 들어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스스로의 힘을 통제할 능력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역시 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항상 주주로부터 이익에 대한 압력을 받는다. 일반 IT 회사들은 이러한 주주의 기대를 기술 혁신을 통해 이루어 내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힘이 너무 크다. 조금 언짢은 목소리만 내도 주변에서 알아서 눈치를 보는데 힘들게 기술 혁신을 이루어 내려고 하겠는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발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언제나 더 쉬운 방법이 도처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인 삼성이 왜 가장 부도덕한 경영 행태를 보이는지 궁금해해 본적이 있는지? 동일한 이유이다. 더 쉬운 방법이 있고,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성공적인 기업이 다 스스로의 힘에 대한 통제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경영진이 엄격한 도덕성으로 무장된 기업은 그렇지 않기도 한 것 같다. 오랜 역사를 가진 성공적인 기업들도 수없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미 오래 전에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렸으며, 미국도 점차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유명한 석학인 노암 촘스키는 최근의 저서 실패한 국가들(Failed States)에서 미국이 국제 사회에 가장 위협적인 실패한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몰락하고 있다고 해도 나는 사실 별로 걱정스럽지 않다. 이미 오픈소스가 더 나은 대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론 그것이 중동의 테러리스트 단체는 아닐 것 같다. 해답을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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