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성공과 약점

Posted by 大山 Mon, 17 Jul 2006 00:48:00 GMT

미국은 현시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국가이다. 누구나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는 듯 하다. 미국의 현재를 논하려는게 아니라 왜 미국은 현재와 같이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한다. 역사적 배경을 생략한 현재에 대한 논의는 별 의미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첫째로 미국은 근대 역사에 드물게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국가이다. 비어 있던 아메리카 대륙에 유럽 이민자들이 정착하여 새로운 국가를 설립했다. 요즘으로 치면 마치 벤처 회사를 차린 것과 같은 것이다. 회사에 근무해본 사람이라면 기존의 조직을 개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기존 사람들의 삶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을 갑자기 뒤흔들려 할때 반발이 거세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차라리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편이 낫다. 미국은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일종의 벤처 국가였다.

둘째로 미국은 자원이 풍족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미국인들조차 미국을 축복받은 나라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마지막으로는 이민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유럽이 1, 2차 세계 대전을 겪을때 대다수의 이공계 학자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 미국이 곧 모든 연구활동의 중심지가 되어 버렸고, 오늘날에도 연구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풍족한 자원에 최고의 인재, 그리고 발목을 잡을 과거의 부재. 성공을 위한 완벽한 조건이 아닌가?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미국은 완벽한 국가처럼 보이며 그 미래가 흔들리지도 않을 것만 같다.

그런데 나는 예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미국간에 너무도 분명한 유사점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마이크로소프트사도 벤처로 시작했고, 엄청난 자원(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십여년이 넘게 컴퓨터 분야의 최고 인재들을 싹쓸어 가다시피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제 흔들리고 있다. 아직까지도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기반이 이전처럼 튼실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R&D에 대한 투자보다는 배당금을 원하며 많은 인재들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빠져 나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해 도덕적 잣대를 들어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스스로의 힘을 통제할 능력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역시 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항상 주주로부터 이익에 대한 압력을 받는다. 일반 IT 회사들은 이러한 주주의 기대를 기술 혁신을 통해 이루어 내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힘이 너무 크다. 조금 언짢은 목소리만 내도 주변에서 알아서 눈치를 보는데 힘들게 기술 혁신을 이루어 내려고 하겠는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발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언제나 더 쉬운 방법이 도처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인 삼성이 왜 가장 부도덕한 경영 행태를 보이는지 궁금해해 본적이 있는지? 동일한 이유이다. 더 쉬운 방법이 있고,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성공적인 기업이 다 스스로의 힘에 대한 통제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경영진이 엄격한 도덕성으로 무장된 기업은 그렇지 않기도 한 것 같다. 오랜 역사를 가진 성공적인 기업들도 수없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미 오래 전에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렸으며, 미국도 점차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유명한 석학인 노암 촘스키는 최근의 저서 실패한 국가들(Failed States)에서 미국이 국제 사회에 가장 위협적인 실패한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몰락하고 있다고 해도 나는 사실 별로 걱정스럽지 않다. 이미 오픈소스가 더 나은 대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론 그것이 중동의 테러리스트 단체는 아닐 것 같다. 해답을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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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전문성 관리

Posted by 大山 Sun, 16 Jul 2006 16:34:00 GMT

언제나 그렇지만 새로운 기술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영업자는 '유닉스'란 단어 하나만 알아도 마치 그 기술을 전부 아는양 말하지만, 개발자는 터미널 앞에서 수천시간을 씨름하고 나서야 비로소 유닉스를 조금 이해하게 된다. 기획자에게 '웹 2.0'의 도입은 새로운 단어를 하나 익히는 것만큼 쉬울지 모른다. 개발자는 웹 표준, Ajax, RSS, 태그, 웹서비스 등 한무리의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는데 말이다.

불과 이삼년 전만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영원할 것만 같았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비쥬얼 스튜디오를 익히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쏟아내는 신기술을 소화해 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개발자는 맥을 써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다들 자바가 대세인 줄 알았다. 프로그래밍의 미래라고 모두가 생각했다. 그런데 자바가 세상에 나온지 불과 10여년이 지난 지금 많은 개발자들이 자바의 마지막이 멀지 않음을 체감하고 있다.

어쩔수 없었던 것일까? 그런데 진작부터 자바가 별 볼일 없다는 걸 알고 있던 사람도 있었더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이후를 일찍이 준비해온 사람들도 있고 말이다. Paul Graham은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글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은 엔진이 없는 행글라이더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가능하면 맞바람을 타서 최대한 하늘 위로 올라가려고 하십시요. 멋있어 보이는 곳이 있으면 뒷바람을 타고 빠르게 그쪽으로 날아가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뒷바람을 타면 순식간에 지면에 너무 가까운 곳으로 내려가 버립니다. 나중에 내가 원하던 곳은 여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너무 늦어버리죠.

어떤 것이 맞바람을 타는 일일까? Graham은 경제학 대신에 수학을 전공하라고 말한다. 프로그래밍에 비유하면 자바 대신에 Lisp을 공부하는 일이리라. 당장 돈이 되는 것 보다는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개발자에게 전문성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 알을 빨리 낳게 하려고 무리수를 두면 거위가 일찍 죽어 버린다. 왜 국내의 수많은 개발자가 마흔도 안되어 개발을 포기하겠는가?

10년 뒤를 생각하고 그때도 유용할 지식을 배우는데 시간을 최대한 투자해야 한다. 물론 10년 뒤를 내다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10년 뒤 개발자에게 쓸모 없을 지식과 유용할 지식은 다음과 같다.

  • 거의 쓸모 없을 지식: MFC, COM, ActiveX, 자바 관련 모든 것, Perl, SOAP, XML, 윈도우 서버
  • 여전히 유용할 지식: Unix, 정규식,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메타프로그래밍, emacs/vi, HTTP, HTML XHTML/CSS, 루비, C

앞으로 10년 동안에도 수많은 기술이 나오고 또 사라질 것이다. 아무쪼록 개인의 전문성을 잘 관리해서 개발을 오래오래 즐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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