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전문성 관리

Posted by 大山 Sun, 16 Jul 2006 16:34:00 GMT

언제나 그렇지만 새로운 기술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영업자는 '유닉스'란 단어 하나만 알아도 마치 그 기술을 전부 아는양 말하지만, 개발자는 터미널 앞에서 수천시간을 씨름하고 나서야 비로소 유닉스를 조금 이해하게 된다. 기획자에게 '웹 2.0'의 도입은 새로운 단어를 하나 익히는 것만큼 쉬울지 모른다. 개발자는 웹 표준, Ajax, RSS, 태그, 웹서비스 등 한무리의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는데 말이다.

불과 이삼년 전만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영원할 것만 같았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비쥬얼 스튜디오를 익히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쏟아내는 신기술을 소화해 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개발자는 맥을 써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다들 자바가 대세인 줄 알았다. 프로그래밍의 미래라고 모두가 생각했다. 그런데 자바가 세상에 나온지 불과 10여년이 지난 지금 많은 개발자들이 자바의 마지막이 멀지 않음을 체감하고 있다.

어쩔수 없었던 것일까? 그런데 진작부터 자바가 별 볼일 없다는 걸 알고 있던 사람도 있었더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이후를 일찍이 준비해온 사람들도 있고 말이다. Paul Graham은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글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은 엔진이 없는 행글라이더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가능하면 맞바람을 타서 최대한 하늘 위로 올라가려고 하십시요. 멋있어 보이는 곳이 있으면 뒷바람을 타고 빠르게 그쪽으로 날아가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뒷바람을 타면 순식간에 지면에 너무 가까운 곳으로 내려가 버립니다. 나중에 내가 원하던 곳은 여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너무 늦어버리죠.

어떤 것이 맞바람을 타는 일일까? Graham은 경제학 대신에 수학을 전공하라고 말한다. 프로그래밍에 비유하면 자바 대신에 Lisp을 공부하는 일이리라. 당장 돈이 되는 것 보다는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개발자에게 전문성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 알을 빨리 낳게 하려고 무리수를 두면 거위가 일찍 죽어 버린다. 왜 국내의 수많은 개발자가 마흔도 안되어 개발을 포기하겠는가?

10년 뒤를 생각하고 그때도 유용할 지식을 배우는데 시간을 최대한 투자해야 한다. 물론 10년 뒤를 내다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10년 뒤 개발자에게 쓸모 없을 지식과 유용할 지식은 다음과 같다.

  • 거의 쓸모 없을 지식: MFC, COM, ActiveX, 자바 관련 모든 것, Perl, SOAP, XML, 윈도우 서버
  • 여전히 유용할 지식: Unix, 정규식,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메타프로그래밍, emacs/vi, HTTP, HTML XHTML/CSS, 루비, C

앞으로 10년 동안에도 수많은 기술이 나오고 또 사라질 것이다. 아무쪼록 개인의 전문성을 잘 관리해서 개발을 오래오래 즐기도록 하자.

Posted in  | Tags , , ,  | 6 comments | 2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