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보다는 관례가 더 중요하다

Posted by 大山 Mon, 26 Mar 2007 12:18:00 GMT

지난번 글은 쓰다보니 주제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샜는데, 원래 쓰려던 이야기는 이거였다.

기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능은 최소화하고, 사용자들이 그 위에서 적절한 관례를 정착시켜 문제를 해결하게 내버려두어야 한다.

새로운 기능은 의도한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능의 추가는 언제나 시스템을 조금 더 복잡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볼까도 했지만,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어 그냥 이쯤에서 글을 마쳐본다.

PS: 물론 "기능보다는 관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은 레일스의 개발 철학 중 하나인 "설정보다는 관례가 더 편리하다"는 원칙을 패러디(?)한 것이다.

Posted in  | Tags ,  | 10 comments | no trackbacks

Comments

  1. 1.
    passerby said about 6 hours later:

    동감합니다. 관례를 통한 보이지 않는 기능의 정착 is way over 보이는 기능을 통한 관례의 정착(?). 하지만 인간은 관례를 정착시키는 것을 이상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본능적으로 일단 눈앞에 보이는 기능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Web 공간은 창조자의 측면에서 봤을때, (web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보다 시간은 압축되어 있고 공간은 팽창되어 있기 때문에) 죽기전에 다양한 공간에서 관례를 창조해내고 이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제 마음대로 관례를 문화까지로 확장시켜 봤습니다). 그렇기 떄문에 실력이 모자라서 그렇지 항상 도전을 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2. 2.
    송치형 said about 6 hours later:

    37Signals에서 나온 Getting Real 전반에서 강조하는 개념이기도 하죠. Start With No, Build Less, Stay Lean 등등...

    참, 대산님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3. 3.
    大山 said about 21 hours later:

    @passerby: 아무래도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에 약하죠. 하지만 기능의 추가를 통한 편리함을 너무 추구하다보면, 오히려 더 불편하고 덜 유용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보시길~ ;)

    @송치형: 37 Signals에 약간의 애플스러움이 더해지면 어떨까하는 생각입니다. 부끄럽네요. 치형님이야 뭐 읽으실만한게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


  4. 4.
    김창준 said 1 day later:

    저는 둘 중 어느 것이 중요하다고 하기보다 둘 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디자인"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관례를 만들면, 그 관례를 보조해주는 또 다른 관례를 만들어야 하고, 다시 그 관례를 지탱하는 또 다른 관례를 만들고, 나중에는 그것들이 머리가 꼬리를 물도록 해서 상생적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관례는 사라지거나 혹은 의도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질되기 쉽더군요.

    예를 들어서, 대학의 학술동아리를 생각해보면, 그곳은 2년 정도의 경험이 계속 되풀이 되는데(2년 경험하면 동아리를 떠나고 새 사람이 차 오르므로), 그런 하루살이 조직에 십 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전통을 만들고 또 경험과 지식의 축적을 만들려면 1년에 대한 안목만으로는 쉽지가 않습니다. (서로 상보해주는) 관례들의 시스템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몇가지 "기능"들이 이를 보조해야 합니다.


  5. 5.
    별의파편 said 1 day later:

    갑자기 손태웅의 "왼손은 거들 뿐" 대사가 떠오르네요..ㅡ.ㅡ; 루비관련 정보 찾다가 랜덤타고 들어왔습니다...^^


  6. 6.
    mkseo said 1 day later:

    예를 기대하겠습니다ㅎㅎ

    제가 하는 생각은 기능의 많고 적음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각 기능을 얼마나 직관적으로 사용가능한가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기대되는 어떤 기능이 없을때, '어 이건 어떻게 하는거지?' 라고 헤메다가 그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workaround를 하나씩 읽고 난 다음에 그에따라 해결보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겠죠. 리눅스를 쓸때나 프로그래밍을 할 때 그런 짜증나는 상황 다들 겪어보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이럴대 workaround를 읽고, 그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이유를 읽은다음, '우와 정말로 그렇군!'이라고 동감할때야 상관없습니다만, 동의를 쉽게 이끌어 내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서 정치적 입장을 취해 '이건 항상 이렇게 해야한다'는 규정이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생겨났을때 사용자가 얼마나 호응해줄지도 생각해봐야할 거 같습니다.

    거기다 인터넷 뱅킹하고, 쇼핑하고, 블로그 운영하고, 압축하고, 압축 풀고, 이동식 디스크를 쓰는 수준이 되는(?) 일반 사용자들마저도, 어떤 기능들이 생각하는대로 금방 안되면 짜증내고 어려워합니다. 컴퓨터 하는 사람들이 '그거 당연하지'라고 생각하는 부분과, 일반 사용자가 '당연하지'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갭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에서 사용되었던 모 계산기 소프트웨어의 경우 현직 교사가 사용할 소프트웨어였습니다. 그래서 usability test를 위해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상태로 교사들을 불러놓고, "써봐라"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그 교사들이 어떻게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건지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곁에서 보고 체크해두었다가 그 교사들이 '이건 이렇게 되야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보완했다는 글을 본적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로 운영이 되야겠죠. 물론 무엇이 사용자의 대표적인 행동인가. 대표적인 사용자는 누구인가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또 어려운 문제겠지만요.


  7. 7.
    大山 said 4 days later:

    @김창준: 저도 기능을 잘 설계하는 것은 충분히 강조할 수 없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준님 말씀처럼 바람직한 관례를 서포트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든다는 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요구하는, 그리고 아마도 수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라야할 어려운 일입니다.

    제 글은 기능이 중요하지 않다기 보다는 기능으로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시스템 상에서 구현된 기능이 예외가 없는 법률과도 같다고 봅니다. 법률은 유연하지 않습니다. 관례는 규칙이라고 볼 수 있지만 강제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변화할 수 있지요. 저는 소셜 소프트웨어에 너무 많은 기능을 두는 것은 마치 사회의 모든 것을 법으로 통제하려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좋은 소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은 깊은 고민과 수많은 시행착오가 요구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관련 주제에 대해서 많은 말씀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


  8. 8.
    大山 said 4 days later:

    @별의파편: 멋진 비유네요. 10년도 전에 보았던 만화책의 줄거리가 주르륵하고 떠오릅니다. :)

    @mkseo: 좋은 UI란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될만큼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UI만도 제대로 만드는 경우가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UI란 한명의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조금은 더 쉬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소셜 소프트웨어에서 관례란 마치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인터페이스라고 볼 수 있지요. 사람간의 인터랙션은 사람과 컴퓨터와의 인터랙션보다 훨씬 더 복잡미묘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들 좋은 의견 공유해 주셔서 저도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다른 글에서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지요~ :)


  9. 9.
    rath said 12 days later:

    대산님께서 만드신(?) 관례로서 댓글에 댓글달 때 @name: 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미투데이에서 즐겁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10. 10.
    大山 said 12 days later:

    @rath: 제가 만든건 아니구요, 어디서 처음 봤는지는 미처 기억이 안나네요. ^^;


Trackbacks

Use the following link to trackback from your own site:
http://beyond.daesan.com/articles/trackback/15519

Comments are disab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