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키보드 유감

Posted by 大山 Thu, 13 Jul 2006 19:47:00 GMT

요즘 어쩔 수 없이 윈도우를 써야 할 일이 생겨서 윈도우 피시 앞에서 씨름을 할 때가 많다. 나에게 윈도우를 쓴다는 것은 여러모로 답답한 일인데 첫번째 장애물은 바로 키보드다.

보통 윈도우 컴퓨터의 키보드는 뻑뻑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윈도우 사용자는 주로 마우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못느끼는게 아닌가 싶지만 내 경우에는 타자 속도가 한 오분의 일로 줄어드는 느낌이다.

윈도우 키보드의 두번째 문제점은 '윈도우' 키다. MS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아무 쓸짝에도 없는 키를 발명해서 귀중한 키보드 공간을 낭비하는 건지.. 특히 '윈도우' 키 때문에 밀려난 키가 Alt 키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다.

Alt 키는 emacs 사용자에게는 필수적인 키인데 윈도우 키보드에서는 가운데 쪽으로 위치가 밀려 들어가서 새끼 손가락으로 이를 누르는게 너무 애매하게 되었다. 아마 윈도우 개발자 중에 emacs 사용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의 한가지일 듯 싶다.

한때는 나도 윈도우 사용자였던 때가 있다. 그때도 '윈도우' 키를 의도적으로 눌러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끔 실수로 눌러져 울화통이 터지던 기억은 있다..) 키보드 만드는 회사들아, 한때 키보드 상단을 장식하던 각종 애플리케이션 단축키를 정리해준 것처럼 이제는 '윈도우' 키도 제거해주면 안될까?

윈도우 키보드의 마지막 문제는 사실 한글 윈도우의 문제다. 우선 한/영 변환키의 위치가 너무 어설프다. 도대체가 키보드 위에 정렬된 손가락을 흐트러 뜨리지 않고는 변환키를 누를 수가 없다. 게다가 오른쪽의 Ctrl 키와 Alt 키는 작동조차 하지 않는다. 오른쪽 Alt 키의 경우 한/영 전환이 되어 버리는데 그럴거면 한/영 전환키는 뭐하러 만든거니.. 설정에서 드라이버 바꾸면 고칠 수 있기는 하다. 어디로 들어가 버렸을지 모르는 윈도우 CD를 찾을 수 있다면 말이다..

키보드 하나만 잘 만들어도 국가 경쟁력이 올라간다. 제발 작은 것 하나 만들 때도 고민하며 만들자.

Posted in  | Tags , ,  | 14 comments | no trackbacks

Comments

  1. 1.
    가짜집시 said about 24 hours later:

    Window 키의 가장 큰 쓸모는 Window+E : 탐색기, Window+M : 모든 창을 태스크바로 내리기, Window+R : '실행' 창 열기- 등입니다. Alt 와 부딪히지 않기 때문에 OS Shell 수준의 hot-key를 정의해놓고 쓸 때 상당히 유용하지요.


  2. 2.
    大山 said 1 day later:

    앗, 그런 기능이 있었군요. 하지만 명령키와 모드 변환키의 중복 역할이라.. 익숙해지면야 괜찮겠지만 얼마 전에 돌아가신 제프 라스킨 할아버지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실 얘긴 것 같은데요? ㅎㅎ


  3. 3.
    Maney said 3 days later:

    윈도우 키보드가 뻑뻑한 것이 아니라 쓰시고 계신 키보드가 뻑뻑한 것입니다. 윈도우 키와 같은 키는 쓰시고 계신 맥에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요. 모든 비판은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합니다.


  4. 4.
    Maney said 3 days later:

    그리고 이맥스에서는 키매핑 기능을 제공합니다.


  5. 5.
    大山 said 3 days later:

    윈도우 키보드가 뻑뻑한게 아니라 제가 쓰는 윈도우 키보드가 뻑뻑하다는 말씀은 물론 맞지요. ^^ 근데 제가 사용해본 윈도우 컴퓨터는 보통 키보드가 뻑뻑한 경우가 많더라구요. 물론 좋은 키보드를 따로 구입해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입니다..

    맥의 '애플' 키는 윈도우 키보드의 '윈도우' 키와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윈도우의 Ctrl 키에 해당하는 키이지요. 여기에 대해서는 위의 글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애플' 키의 위치는 절묘합니다. 예를 들어, 복사를 위해서 '애플-C'를 누를때 손가락이 키보드의 자판위치를 벗어나지 않지요.

    물론 emacs는 키매핑 기능을 제공합니다. 다만 처음 emacs를 접한 사용자가 elisp을 익혀서 키매핑 설정을 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듯 해서요, 아닌가요? ^^;;


  6. 6.
    kebie said 5 days later:

    LiteStep를 사용하면 윈도우키보드의 윈도우키를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라이트스탭에서 Win키와의 조합을 가진 단축키만 20여개가 됩니다. (저는 라이트스탭을 5년정도 사용해왔기 때문에 거의 LS의 핫키에 의존해서 모든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맥은 정말 매력적이고 갖고 싶은 물건입니다... 그런데 사실 유닉스환경이야 회사개발서버에 원격접속해서 콘솔로 작업하다보니... 구지 맥처럼 하나의 시스템에서 그정도까지 지원될 필요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맥도 유닉스의 복잡함을 감추려고 애쓰는 건 아닐까요? 쓸 수 있더라도 거의 활용되지 않기 때문에...

    저역시 개발업무를 모두 원격접속으로 하다보니 정작 제 PC에선 스크립트를 짤일도 없고... 정말 원격접속하기 위해 콘솔창을 띄우려고 윈도우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_-;; 아마 제가 맥을 사게 되더라도 원격접속해서 쓰게 되겠죠... (군대갔다온 뒤론 귀찮아서 OS까는 것도 잘 못하겠습니다. 컴맹이 되어가는 듯한;;;)

    군입대전 학생 신분일때는 맥이 그렇게 갖고 싶었는데... 막상 졸업하고 현업으로 들어가니 맥을 사더라도 윈도우처럼만 쓰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거의 보안상 개발서버로 원격접속해서 해야하는 것을 강요받는 분위기이고...) 그래서 개발자들이 맥을 써야하는 이유는 타당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발자들이 맥을 써야하는건 그다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음... 제가 지금 무슨소리를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태산님글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얼마전 해커와 화가를 읽고 느낀 점이 참 많았는데... 태산님 글 보면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됩니다. ^^;


  7. 7.
    大山 said 5 days later:

    윈도우 키가 이제는 어느 정도 사용이 정착되었나 봅니다. 제가 윈도우를 주로 쓰던 90년대 말에는 실수로 눌러지면 컴퓨터를 몇 초간 마비시켜 버리는 (시작메뉴 띄우느라) 무시무시한 존재였는데 말이죠. ^^;;

    개인적으로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은 도대체 왜 시작메뉴를 키보드 버튼을 눌러서 띄워야 할까(어짜피 항목 선택은 마우스로 하는데), 윈도우 키라는 모드 변환 키도 아니고, 일반 입력 키도 아닌 모호한 개념의 새로운 키를 발명해내야 할만큼 중요한 필요/이유가 과연 있었나, 뭐 그정도 인 것 같습니다.

    현업에서 맥을 사용하기에 얼마나 난관이 많은지는 저도 잘 압니다. 제 생각으론 개발자에게 개발환경을 강요하는 행위는 화가에게 샤프로만 그림그리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한가지 덧붙여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맥이나 리눅스를 써서 쉘 환경이 일상적이 되었을때, 쉘은 또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맥을 쓰긴 하지만, 제가 영원히 맥을 고집하진 않을 겁니다.(지금까지 거쳐온 OS만 7개인데요.) 하지만 쉘과 유닉스는 절대로 포기 못할 거란 생각입니다.

    Paul Graham은 저도 무척 존경하는 분입니다. 해커와 화가를 좋아하셨다면 Graham의 다른 에세이도 좋아하실 겁니다.


  8. 8.
    kebie said 6 days later:

    그러고보니 윈도우키를 누르면 시작메뉴가 뜨는 건 정말 짜증나는 것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대신 LiteStep에서는 윈도우키만 누르면 해당위치에서 바로 팝업메뉴가 뜹니다. (단축키를 많이쓰면 팝업메뉴조차도 안쓰게 되므로 팝업메뉴도 필요없다면 팝업모듈만 제거해도 됩니다. :D) 적어도 고정된 위치에서 시작메뉴가 튀어나오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기도해요...

    가장 큰 문제인 윈도우키 눌렀다고 게임중에 바탕화면으로 튕기는 일이 LS에서는 없습니다. :D 그러고보니 LS를 사용한다는건 익스쉘버리고 그 대체쉘을 사용하는것이군요... ^^;

    CUI 의 쉘은 저 역시 사용하고나서 부터는 이것없이 작업하는게 거의 불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그것만큼 스피디한 전개로 오는 통쾌함을 GUI쉘에서는 맛볼 수 없기도 하구요. ^^;

    제가 달았던 댓글을 다시 읽어봤는데... 요즘 웹개발만 주로 하다보니 너무 그쪽에만 초점을 맞춰서 다른 부분을 못보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아직 경험도 거의 없어서 저의 부족하고 미숙한 면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아는 것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네요... OTL

    마지막으로 좋은 링크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글들이 모두 번역되어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


  9. 9.
    大山 said 6 days later:

    다음에 윈도우 피시를 쓸때는 LS를 설치해봐야 겠네요. 윈도우키 너무 잘눌러지는 위치에 있어요.. --;;

    스크립트는 로컬에 쉘이 있으면 아무래도 더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게을러서 그런지는 몰라도, 접근성이라는게 행동 패턴에 영향을 많이 주더라구요.. ^^;


  10. 10.
    .. said 5 months later:

    키감이 안 좋은건 키보드가 병신이어서 그런겁니다 저 위에 누군가 말씀하셨죠 비판을 하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된다고. 저도 맥을 쓰면서 맥 키보드 (그 어이없게 비싼 가격 -_-;;ㅋ)도 써 봤지만 삼성 8천원짜리 키보드가 그것보다 키감 좋습니다. 고속타이핑도 잘 되고 RTS할때 콘트롤로 훨씬 수월하죠.


  11. 11.
    .. said 5 months later:

    맥의 가장 큰 단점은 하드웨어와 오에스를 끼워판다는 겁니다. 이건뭐 강매나 다름없죠.


  12. 12.
    大山 said 5 months later:

    @..: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어보니, 제 글에 다소 감정이 섞여 있었군요. 아마 그 당시에 잠시 윈도우 컴퓨터를 써야만하는 상황에서 많이 불편했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렸다면, 그 부분은 사과드리지요.

    하지만 하드웨어와 오에스를 패키지로 판매하는 것을 강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다소 억지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에 엔진을 끼워파는 것도 강매일까요? ^^;;

    어느 키보드가 더 낫냐는 문제는 개인의 취향 문제도 있겠지만, 지난 10여년간 이곳저곳에서 맥 키보드를 사용하다 불편했던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윈도우 컴퓨터의 키보드도 특별한 문제는 없었는데, 요즘에 피시방 등에는 엉망인 키보드가 많더라구요. 아마도 브랜드란 이렇게 만들어지는게 아닐지요? :)


  13. 13.
    passerby said 5 months later:

    '익숙함'이 편의성과 효율성을 보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삼성이 망하면 한국이 망하는데 삼성에 대해 비판을 가하다니'라는 말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실제로 Window의 114,000개 바이러스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컴퓨터 공학 교수님들도 Mac의 stability를 높게 평가합니다. Mac 개발자들의 의견이 좀더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Mac 개발자들은 Mac 뿐만이 아니라 Window쪽에 대한 경험 또한 풍부하기 때문입니다(In most case). 하지만 Windows 개발자들은 대부분 Windows에서만 개발을 해봤습니다(신기해서 잠깐 Mac을 써봤다는 사람은 봤음). Mac에 대해서 '처음 사용할때 어색하다' '현업에서 불편하다' 정도의 모호한 비판 이외의 것은 들어보질 못했는데 이것은 Mac을 제대로 써보지 않은 것에서 기인한것 같습니다. 삼성 8천원짜리 키보드보다 못한 '키감'에 대한 합당한 이유 역시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양쪽의 본질적인 가치를 비교할 수 있는 경험적인 Base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논쟁은 무의미하다 봅니다. 개인적인 취향까지야 제가 뭐라 할말이 없지만 보고 싶어하는 현실만 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Steve Jobs : "The only problem with Microsoft is that they just have no taste.They don't think of original ideas, and they don't bring much culture into their products. I have no problem with their success. They've earned their success, for the most part. I have a problem with the fact that they just make really 3rd-rate products."

    Bill Gates : "....."


  14. 14.
    大山 said 5 months later:

    @passerby: 말씀하신대로 맥과 윈도우에 대한 논쟁은 무의미하기 쉽습니다. (동시에 John Gruber의 말마따나, 이것이 왜 무의미한지를 논하는 것은 다소 껄끄로울 수 밖에 없겠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논쟁이 늘어나서 맥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래도 그것이 (우리 사회에)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Trackbacks

Use the following link to trackback from your own site:
http://beyond.daesan.com/articles/trackback/108

Comments are disab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