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스 컨퍼런스 2006 후기

Posted by 大山 Sun, 02 Jul 2006 07:28:00 GMT

레일스 컨퍼런스를 마치고 어제서야 돌아왔다. 2003년 4월의 O'Reilly Emerging Technology Conference 이후, 3년 2개월만의 미국 방문이었다. 정치 이슈들로 인해 미국이란 나라에 많은 회의감이 들게 된 것도 사실이지만, 미국은 여전히 생동감이 넘치며 내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곳이었다.

컨퍼런스는 4개의 기조연설과 37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기조연설자에 David Heinemeier Hansson, David Thomas, 그리고 Paul Graham 등이 포진되어 있었으니, 나로서는 도저히 빠질래야 빠질수가 없는 컨퍼런스일 수 밖에.

David Thomas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Programming Ruby, Agile Web Development with Rails 등의 저자로 미국/유럽 루비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리더 중 한명이다. 많은 기대를 하고 참석했던 그의 첫번째 기조연설은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루비 언어의 확산에 앞장서온 그라 그랬을까, 그의 강연은 지나치게 레일스의 대중화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대중화는 분명 프레임워크의 성공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이기는 하다. 하지만 레일스는 이제막 걸음마를 뗀 단계에 불과하니, 아직은 좀 더 느긋하게 레일스의 발전을 지켜보아도 되지 않을까?

두번째 기조연설자인 Martin Fowler는 Refactoring의 저자로 유명하며, 레일스의 ActiveRecord는 그가 제안한 패턴을 구현한 라이브러리이기도 하다. 그는 개발을 대포쏘기에 비유해 설명했다. 대포 한발의 가격이 비싸다면 우리는 조준(기획)에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잘 조준해도 한번에 목표물을 맞추기는 어렵다. 수많은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대포 한발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면, 우리는 포탄이 날아가는 포물선을 보고 재조준해서 목표물이 맞을때까지 대포를 여러번 쏠 수 있다. 그는 레일스가 웹개발이라는 대포의 포탄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Fowler는 루비가 왜 Smalltalk와 Lisp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내용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Smalltalk와 Lisp은 둘 다 빼어난 프로그래밍 언어였지만, 지나치게 배타적이었다. 예를 들면 Smalltalk에서 쉘 프로그램을 호출해서 그 출력물(STDOUT)을 받아 처리하는 것은 너무 복잡하다. 이러한 배타성은 Smalltalk의 효용성을 크게 떨어뜨렸고, 결과적으로 Smalltalk는 대중화에 실패했다. Fowler는 루비의 열린 환경이 루비가 Smalltalk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Paul Graham은 아마도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일 것이다. 그에 관해 궁금하신 분은 그의 에세이들을 읽어 보시길. Paul Graham은 이번에 아웃사이더의 잇점에 관해 강연했다. 언제나처럼 그의 강연은 논란을 일으킬 내용으로 가득차 있었고, 정교한 구성으로 그의 논지를 명확히 전달했다. 그의 강연은 도저히 요약할 수 없지만, 결론을 이렇다.

당신이 아웃사이더로서 들을 수 있는 최대의 칭찬은 당신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다. 그것은 당신이 마침내 성공에 가까이 왔다는 신호이며, 당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혁신으로 인해 크게 손해보게 될 사람들이다.

Graham의 설명은 기득권층이 왜 변화를 싫어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해 주기도 한다. 변화로 가장 커다란 손해를 보게 될 이들이 바로 기존의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Graham의 강연은 너무나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기득권자라고 생각하는 한국사회에 특히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마지막으로 레일스를 만든 David Heinemeier Hansson의 기조연설. David은 CRUD (Create, Read, Update, Delete)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의 이번 강연에 따르면 모든 웹개발은 CRUD에 불과하다. 처음에는 얼토당토않다고 생각되던 이 내용을 그는 한시간 반동안 설득력있게 전개해 나갔다. HTTP의 GET, POST, PUT, DELETE 프로토콜과 레일스의 CRUD 기능을 연동해서 웹사이트는 물론 Ajax, 웹서비스의 개발까지 거의 자동화시켜버리겠다는 그의 발표를 들으며 아마도 많은 웹개발자가 앞으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반문해 보지 않았을까?

기조연설 말고도 여러 세션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었던 사람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커뮤니티 전반의 분위기와 다른 사람들이 루비/레일스를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커다란 소득이었던 것 같다. 블로그로만 접하던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앞으로는 그들의 블로그가 상당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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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1.
    강대권 said 2 months later:

    저도 대산님의 블로그가 다른 분들의 블로그 보다 상당히 다른 느낌이네요^^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도록 노력해야 겠단 결심을 하게 되네요^^


  2. 2.
    大山 said 2 months later:

    @강대권: 대안언어축제와 같은 좋은 만남의 장이 앞으로도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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